의학, 소화기암 전문의

의학은 예술이다?

간담췌 내과 이현직교수 2025. 2. 8. 00:17

현대의학은 과학적인 근거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의학에서는 1+1은 항상 2가 되지 않습니다.

의학에서는 과학으로 설명하기 힘든 플라시보 (위약) 효과 같은 것이 존재합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쓴 의학 교과서 제1장 1절에 나오는 문장이 바로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입니다.

 

 

Aphorisms by Hippocrates : Life is short, and Art long

 

 

사실은 잘못된 번역입니다. 주변 문장들을 같이 해석해 보면, 예술(art)은 다름 아닌 의술 (art of medicine) 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히포크라테스는 의술의 길고 어려움, 의료 윤리 그리고 환자 및 다른 의료진과의 협력을 강조하고자 했습니다.

 

병을 진단하는 게 어려운가요?

 

 

그리고, 의학은 단편적이지 않습니다.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왜 CT를 찍었는데 진단이 애매모호한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종종 아픈 마음에 화를 내기도 하죠.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병의 진단은 하나의 수단으로만 되지 않습니다. 임상 증상, 진단, 영상 검사, 혈액 검사, 필요시 조직 검사 등 여러 검사들을 종합하여 의사들의 지식을 바탕으로 진단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의학 수련과정은 장인을 길러내는 도제식 교육 시스템이 여전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배우느냐가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의학은 혼자 공부해서 잘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닙니다. 그래서, 의과대학의 교육은 질 관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의학 교육의 중요성

 

 

제가 카자흐스탄과 탄자니아에 의료 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의과대학에 다니는 학생들과 현지 의사들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잠시 얘기를 나누어보면, 정말 당황스럽게 됩니다. 가장 기본적인 장기들의 기능, 해부학적인 위치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현지 의사들은 배가 아프면 모든 환자들을 "췌장염"으로 진단하였습니다. 췌장염은 그렇게 쉽게 걸리거나, 진단되는 병이 아닙니다. 그리고, 췌장염은 매우 심각한 병이므로, 반드시 대학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됩니다.

의학은 통합 학문

 

제가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매 수업 준비를 최선을 다해서 하였습니다. 의학 지식만을 가르치지 않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서울대병원 병원역사 문화센터장 정준기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예술과 의학은 근본적으로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습니다. 인간을 다루는 의학에서는 과학, 사회, 심리 등 여러 학문이 통합적으로 다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넓지만 정확하고 깊게 봐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의학의 바탕인 과학이 아무리 발달해도, 사람의 몸은 의사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 보고, 들어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병이 아닌 환자를 치료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항상 바른 진료만을 생각합니다.

소화기암 전문의 내과의사 현직